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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생각법] 책 리뷰: 흐름을 읽고, 한 수 앞을 보는 힘

by iceviola 2025. 5. 3.

고수의 생각법

 

생각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기르는 것이다.
조훈현 국수의 『고수의 생각법』은 한 시대를 대표한 바둑 고수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판을 읽는 사고 습관을 일상과 삶의 문제에 접목해 보여주는 책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를 때, 판이 보이지 않아 두려울 때, 고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움직이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정제된 답변이다.


고수는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더 오래 생각한다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조훈현이라는 사람의 ‘판단’에 대한 철학이었다.
그는 뛰어난 수를 두기 위해 천재적인 발상보다 기본기를 철저히 다지는 반복과 성찰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실수한 수를 어떻게 복기하는지, 불리한 판에서도 어떻게 의연하게 버티는지, 상대의 강점이 아니라 나의 흐름에 집중하는 법 등을 바둑의 맥락을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그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여러 문제—진로, 인간관계, 사업, 실패—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하지만 물러서지도 않는’
생각의 중심을 잡는 감각
을 배우게 된다.


한 수의 차이가 아닌, 흐름을 바꾸는 힘

책의 또 다른 핵심은 “한 수에 매몰되지 말고, 전체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사람들은 보통 당장의 선택이나 결정에 너무 많은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조훈현은 말한다.
진짜 고수는 그 순간의 수가 아니라 전체 판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예를 들어, 지금 이직을 해야 할지, 사업을 접을지 말지, 인간관계를 끊을지 유지할지 - 이런 문제들은 사실 ‘한 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흐름, 나의 방향, 상대의 태도 같은 맥락을 보는 눈이 있어야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 시선이 바로 ‘생각의 격’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위기의 순간, 고수는 더 느리게 움직인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수일수록 중요한 순간에 더 신중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이었다.
바둑에서 위기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하지만 그때 실수를 줄이는 사람은 미리 여러 경우의 수를 그려보고,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할 줄 아는 사람이다.

조훈현은 위기 때일수록 불안에 휘둘리지 말고,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스스로를 컨트롤하고, 수를 두는 ‘속도’가 아닌 ‘방향’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이 조언은 바둑판을 떠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전략적 태도로 느껴졌다.
빠른 판단보다 지속 가능한 사고의 중심을 만드는 것.

그게 진짜 고수의 생각법이다.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조용한 길잡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머릿속이 시원해진다.
거창한 동기부여나 자극적인 성공담은 없지만, 조용하고 단단한 철학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어서 내 사고방식 자체를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생각의 격이란 똑똑함의 문제가 아니라 판을 얼마나 넓게, 깊게, 차분히 보는가의 문제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내가 요즘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실수 하나에 지나치게 흔들리고 있었던 건 아닌지 조금씩 돌아보게 됐다.


최종 평점: ★★★★☆

판단 앞에서 늘 망설이고, 생각의 깊이를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실전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조언을 건네는 책.
조용히 자신을 단련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