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고,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느낌이 계속됐다.
‘나만 그런 걸까?’ 생각했는데 에이미 샤 박사의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를 읽고 나서 이런 상태가 단지 개인의 게으름이나 체력 저하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은 ‘피로’를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몸 안에서 생긴 염증, 스트레스 반응, 잘못된 식습관, 그리고 만성적인 과잉 자극의 결과로 설명한다.
그 점에서 다이어트 책도, 심리학 책도 아닌 진짜 ‘지속 가능한 회복법’에 대한 책이다.
피로는 몸이 보내는 정직한 경고
에이미 샤 박사는 기능의학 전문의로, 서양의학과 자연요법, 영양학을 결합해 만성 피로와 염증성 질환을 연구해왔다.
그녀는 ‘피로’를 단지 체력 저하로 보지 않는다.
몸이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신호를 ‘피곤함’이라는 방식으로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많은 현대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염증 상태(inflammation)’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잦은 설탕 섭취, 불규칙한 수면, 장기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끊임없는 SNS 자극이 우리의 뇌와 장, 호르몬 시스템 전체에 피로 신호를 만든다는 것이다.
‘충분히 자는데도 피곤하다면 잠이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의 리듬이 망가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말이 이상하게 깊이 와닿았다.
피로를 부르는 생활 습관, 회복을 방해하는 식단
책은 단순히 과학적인 설명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습관들이 어떻게 피로를 고착화시키는지 하나하나 짚어준다.
특히 ‘설탕과 단기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이 에너지 대신 염증을 만들고, 그것이 다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면역력과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준다는 설명은 단순한 영양 지식을 넘어서 생활 전체를 돌아보게 했다.
✔ 오후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 조금만 일해도 무기력하고,
✔ 자꾸 뭔가 달달한 게 당긴다면
그건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몸 안에서 에너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내 몸의 소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말한다.
피로 회복의 핵심은 ‘리듬을 되찾는 것’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는 회복은 거창하거나 새롭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몸은 본래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건, 그 리듬을 방해하지 않는 것뿐이다.”
✔ 시간 제한 식사 (예: 12~14시간 공복 유지)
✔ 스마트폰 알람을 줄이고, 멀티태스킹 최소화
✔ 아침 첫 30분은 카페인 대신 물과 햇빛
✔ 장을 위한 섬유소 섭취와 발효식품 챙기기
이런 작은 변화들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회복의 기반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생체 리듬에 맞춰 먹고 자고 움직이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내니 더 신뢰가 갔다.
나는 책을 읽고 당장 아침 루틴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기상 직후 커피부터 마시던 습관을 줄이고, 햇빛을 먼저 쬐며 물 한 컵을 마셨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뭔가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는 회복을 시작하는 ‘마음가짐’의 책이다
이 책은 의학적으로도 풍부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독자를 자책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내가 왜 이렇게 지쳤지?”
“왜 아무리 쉬어도 안 나을까?”
이런 자책 대신 “내가 지금부터 조금씩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책장을 덮고 나면 몸을 위한 선택이 곧 삶의 질을 바꾸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피로는 미래의 삶으로 이월된다’는 말처럼, 나는 오늘 조금 더 나를 돌보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최종 평점: ★★★★☆
단순한 건강 책이 아니다.
몸의 피로, 마음의 피로, 그리고 현대인이 무너진 리듬을 회복하는 통합 처방서.
지친 몸과 머리를 가진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