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내가 가장 오래 함께하는 존재는 바로 ‘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나를 제일 몰랐고, 가장 냉정하게 대했던 상대이기도 했다.
최윤정 작가의 『나와 친해지는 연습』은 바로 이 아이러니를 짚어낸다.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애쓰면서도 정작 나와는 멀어진 채 살아온 우리에게, ‘관계의 시작은 결국 자기 자신’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자기 비난을 멈추고, 자기 이해를 시작하는 연습
책에서 가장 먼저 공감된 부분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또 무심코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가에 대한 지적이었다.
실수를 하면 자책하고, 칭찬을 들어도 믿지 못하고, 조금만 쉬어도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몰아붙인다.
이런 비난은 외부가 아니라 내 안에서 습관처럼 반복된다.
최윤정 작가는 이 자기 비난이 단순한 사고 패턴이 아니라 ‘상처받은 자아’의 방어기제라고 설명한다.
즉, 나를 괴롭히는 그 말투조차 나를 지키기 위한 방식이었다는 것.
그 관점의 전환이 내 감정을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들었다.
비난 대신 “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걸까”라고 묻는 것, 그것이 자기와 친해지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감정은 통제하는 게 아니라 들여다보는 것이다
저자는 감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다.
우리는 감정 조절이란 말을 너무 자주 쓰지만, 실제로 감정은 ‘억누르고 조절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불안이 올라올 때, 그 감정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이 불안은 어디서 온 걸까”를 먼저 묻는 것.
그 질문이 감정을 바꾸기보다 ‘감정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감정을 제일 먼저 깎아내린 것도 나였고, 그 감정을 가장 먼저 인정해줄 수 있는 것도 역시 나라는 사실이 또렷하게 다가왔다.
나와 친해진다는 건,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거절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수용에 대한 메시지도 인상 깊었다.
자기 수용은 자기합리화도, 나태함도 아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나를 거절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품는 자세라고 말한다.
사실 우리는 ‘괜찮은 나’만 인정해준다.
무언가를 해낸 나, 칭찬받은 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나.
하지만 나와 진짜 친해지는 과정은 초라한 나, 불안정한 나, 어리석은 나까지 함께 끌어안는 순간에 시작된다.
최윤정 작가는 그 과정을 감정적으로 설득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심리학적 개념과 워크시트 방식으로 천천히 안내해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내가 나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작은 가능성을 느낀다.
『나와 친해지는 연습』은 자기 회복이 필요한 모든 이들을 위한 다정한 안내서다
우리는 자존감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나와 친해지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최윤정 작가의 이 책은 그 공백을 채워주는 책이다.
감정이 무너지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밀어내지 않고 잠깐 멈춰 서서 “지금 내가 느끼는 건 너무 당연한 감정”이라고
인정해주는 연습.
그 연습을 가능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나와 친해지는 연습』이다.
최종 평점: ★★★★★
자존감과 감정 회복에 지친 사람,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를 잃어가는 사람,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
심리학적 근거와 따뜻한 문장이 자기 회복의 단단한 첫걸음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