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리 애써도 반복되는 일상, 지쳐가는 마음, 그리고 막연한 미래.
윤영호 교수의 『삶이 의미를 잃기 전에』는 그런 순간을 통과해본 사람에게 가장 단순하고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살아야 할까?”
죽음을 앞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의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 있는 지금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정직한 탐색이다.
삶의 의미는 멀리 있지 않다 – 환자들에게 배운 ‘지금 이 순간의 가치’
윤영호 교수는 의사다.
그것도 생의 말미를 함께하는 환자들과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낸 의사다.
그래서일까.
그의 문장은 따뜻하면서도 단단하고,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이 마지막으로 붙드는 건 돈도, 명예도, 계획된 미래도 아니다.
가장 흔한 오늘, 소중한 사람, 그리고 아무 일 없는 하루의 고요함.
삶의 의미는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 속에 있었음을 그들의 입을 빌려 들려준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지금 내 하루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이미 품고 있었는지를 자각하게 됐다.
특별하지 않아도, 바쁘지 않아도, ‘의미 있는 삶’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웰다잉이란, 결국 웰빙의 다른 이름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죽음’은 단지 고통 없이 죽는 것이 아니다.
후회 없이 살아온 사람만이 마지막 순간도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삶의 끝에서 우리가 가지는 후회는 대부분 하지 않은 일, 표현하지 않은 감정, 소홀했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죽음에 이르기 전 미리 들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도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
죽음은 먼 일이 아니라, 삶을 더 잘 살기 위한 거울이 된다는 걸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들
단순히 철학적 질문만을 던지는 책이 아니다.
윤영호 교수는 의학, 심리학, 영성, 관계의 회복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감사 일기 쓰기, 자신의 가치 명료화하기, 중요한 인간관계를 돌보기, 삶의 우선순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기, 이런 작고 실질적인 실천들이 삶에 의미의 결을 더해준다는 메시지는 말뿐인 조언이 아닌, 저자가 직접 살아내고 지켜본 경험이기에 더 설득력 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방향을 다시 잡게 해주는 책
이 책은 감정적으로 몰아가지 않고, 차분하게 질문하고, 한 발 물러나 설명한다.
그래서 더 깊이 있고, 오래 남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선명해지고, 삶을 돌아보면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괜찮은지, 내가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조용히 되돌아보고 싶은 날, 이 책은 마음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최종 평점: ★★★★★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모든 이에게, 삶이 공허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 정직하게 권하고 싶은 책.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삶을 단단하게 지켜주는 깊은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