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는 투자자이자 작가인 비탈리 카스넬슨(Vitali N. Katsenelson)이
삶의 본질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진지하게 성찰한 에세이다.
러시아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 자산운용사 CEO를 맡고 있는 그는, 돈과 숫자의 세계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도 결국 ‘삶을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자산이 아닌 태도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의 제목처럼, 죽음은 피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지만, 살아가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강조한다.
돈, 일, 관계, 감정, 시간, 실수, 후회 같은 삶의 조각들을 다루는 저자의 언어는 투자가 아닌 철학자의 것에 가깝다.
1. 죽음 앞에서 삶을 생각하다
책은 저자의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는 경험에서 시작된다.
가족을 돌보고, 떠나보내고, 남겨지는 과정을 통해 그는 “삶은 끝이 있다는 사실 덕분에 더 진지해진다”는 감정을 받아들인다.
✔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 명성을 아무리 쌓아도
✔ 결국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이 사실은 그에게 절망이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날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병실에서 함께 조용히 앉아 있었던 그 순간이, 자신이 그동안 이룬 모든 경제적 성공보다 훨씬 의미 있었음을 고백한다.
👉 핵심 교훈: 죽음을 인정하는 태도가, 오히려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든다.
2. 인생 설계의 본질은 ‘의식적인 선택’이다
카스넬슨은 ‘설계’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는 단지 재무 계획이나 라이프스타일의 전략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태도와 방향 설정을 말한다.
✔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핸드폰을 보는 대신, 침묵과 여백을 선택할 수 있다
✔ 외부의 인정보다 나의 기준에 충실한 결정을 할 수 있다
✔ 소비나 성공보다, 관계와 감정에 투자하는 삶을 택할 수 있다
그는 삶이란 “자동 모드에서 벗어나, 설계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부터 달라진다”고 말한다.
즉, 삶을 잘 설계한다는 것은 매일의 사소한 선택을 더 의식적으로 만드는 연습이라는 뜻이다.
👉 핵심 교훈: 삶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빚어내야 할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3. 숫자와 논리의 세계에서 감정과 철학을 배우다
흥미로운 지점은, 저자가 본래 금융 전문가이자 가치투자자라는 점이다.
그가 다루는 언어는 원래 수익률, 자산, 지표, 그래프였지만, 이 책에서는 놀랍도록 따뜻하고 명상적인 문장이 이어진다.
✔ '감정'을 전략처럼 분석하고
✔ '실수'를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 '후회'를 데이터가 아닌 기억으로 품는다
그는 철학자 몽테뉴,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고흐와 같은 예술가들까지 인용하며, 삶의 투자도 결국 ‘수익률’이 아니라 ‘의미의 복리’라는 시각을 제시한다.
그 깊이와 사색의 흔적은, 숫자를 넘어 인간의 영역에 닿아 있다.
👉 핵심 교훈: 자산이 인생을 책임지지 않는다. 삶은 수치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구조다.
4. 책을 읽으며 느낀 점과 한계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는 읽는 내내 마치 가장 가까운 지인이 조용히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삶을 설계하라고 소리치지 않고, 지나간 시간과 흔들리는 감정들을 다정한 언어로 붙들어주는 문장들이 위로가 된다.
책 전체가 차분하게 흐르기 때문에 ‘정답’이나 ‘실행 전략’을 찾는 독자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자전적 이야기의 비중이 높아, 에세이의 결을 기대하지 않은 독자에겐 분산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자연스럽고 진솔한 인간의 말투를 지닌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결론: 이 책은 누구에게 추천할까
- 성공이 아닌 ‘의미’를 중심에 두고 삶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
- 죽음과 삶, 일과 관계, 실수와 성장 사이에서 방향을 찾고 있는 이들
- 조용하지만 단단한 문장으로 위로받고 싶은 독자
- 수치와 경쟁이 아닌 사색과 감정의 언어를 되찾고 싶은 현대인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는 죽음이라는 확정된 끝 앞에서 삶이라는 유일한 ‘설계 가능한 영역’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책이다.
어떤 거창한 결심보다, 오늘 하루를 설계하듯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조용한 안내서다.
👉 최종 평점: ★★★★☆
죽음은 변수지만, 삶은 선택이다.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연습, 그 설계의 시작을 돕는 책. 📘🖋️⌛